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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한라신협, 꼴찌서 1등… 비결은 '일한 만큼 받아라'
 글쓴이 : 한라신협
작성일 : 2016-03-09 10:28   조회 : 2,816  

한라신협, 꼴찌서 1등… 비결은 '일한 만큼 받아라'


  • 제주=김지섭 기자     입력 : 2016.03.09 03:12      

  • [10년전엔 적자 심해 '특별 관리대상'… 작년 신협 평가선 최우수]



    - 은행 성과시스템보다 파격적
    연봉 1000만~2000만원씩 차이… 목표 150~450% 달성해야 승진

    - 직원들이 세부 기준 정해 모두 수긍
    직군별 유·불리 없도록 조정… 매달 통보하고 이의 제기 받아

    '총자산 356억원, 연체율 11.08%, 당기순이익 -2억8000만원.'

    지난해 전국 910개 신용협동조합에 대한 경영 평가에서 1등을 차지한 제주 '한라신협'의 10년 전 성적표다. 한라신협은 7년 전만 해도 '부실 신협'으로 분류돼 신협중앙회의 특별 관리를 받던 곳이었다. 이랬던 한라신협이 총자산은 2392억원, 연체율 0.28%(작년 말 기준)의 초우량 조합으로 거듭났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존립 자체를 걱정하던 조합이 경영 평가에서 전국 1등에 오른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제투성이 한라신협에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한라신협의 성공 사례를 보면, 요즘 은행가에서 최대 이슈로 부상한 '성과주의' 문화가 왜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일한 만큼 받아라"… 철저한 성과주의

    지난 7일 제주시 이도1동 한라신협 본점에서 만난 강정신 이사장은 "연공서열 체계에서 벗어나, 철저한 '성과 보상 문화'를 정착시킨 것이 지금의 한라신협을 만든 비결"이라고 말했다. 2006년부터 11년째 한라신협을 이끌고 있는 강 이사장은 "취임 당시의 한라신협은 얼마 못 가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위급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직원들의 머릿속에는 '영업'이란 개념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 신협 경영 평가에서 1등을 차지한 제주‘한라신협’직원들이 지난 7일 제주시 이도1동 한라신협 본점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신협 경영 평가에서 1등을 차지한 제주‘한라신협’직원들이 지난 7일 제주시 이도1동 한라신협 본점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라신협 강정신(가운데 줄 오른쪽에서 둘째) 이사장은“연공서열을 탈피하고, 철저한 성과 중심 문화를 정착시킨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허재성 객원기자
    강 이사장의 주도로 1년 반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09년부터 시행된 한라신협의 성과 보상 프로그램(종합근무평정방안)은 은행의 핵심 성과지표(KPI)와 비슷하다. 예·적금은 100만원 유치할 때마다 각각 2점과 5점,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100만원당 각각 1점과 5점을 주는 식으로 실적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은행의 KPI는 점수가 낮아도 성과급에 큰 차이가 없고,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승진에도 문제가 없다. 반면 한라신협에서는 실적 점수에 따라서 같은 직급에서도 연봉이 1000만~2000만원가량 차이가 나고, 실적 우수사원은 승진 연한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연간 목표 점수는 기본급의 5배로 정해진다. 예를 들어 기본급 연봉이 4000만원이면 연간 목표 점수는 2만점(4000만원×5)이다. 직군별 유·불리를 없애기 위해 비영업부서 근무자는 여·수신 유치 시 기본 점수의 7배수, 여·수신 담당 직원이 서로 다른 영역의 실적을 올리면 5배수 점수를 준다. 본점과 지점 2곳은 지역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지점별 목표 점수도 다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세부 기준은 회의를 거쳐 직원들이 직접 정한다는 점이다. 한라신협 손영진 주임은 "모두가 수긍하는 평가 시스템에 따라 정해진 우수 성과자는 전 직원의 축하를 받는다"고 말했다.

    말단 '서기'부터 '전무'까지 직급별로 목표 점수의 150~450%(연평균)를 달성해야만 승진할 수 있다. 목표치는 상위 직급일수록 높다. 실적이 연봉과 승진에 직결되기 때문에 한라신협의 성과 평가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된다. 전 직원의 점수는 매달 이메일로 통보되며, 일주일간의 이의 제기 기간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성과주의가 조직의 역동성 높여

    한라신협의 자산 규모 고속 성장
    성과 보상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한라신협이지만,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현재 월급은 그대로고, 열심히 한 만큼 돈을 더 받는 시스템이었지만 고참 직원들은 "경쟁이 인간관계를 해친다"며 반기를 들었다. 하지만 강 이사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일부 직원은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강 이사장은 경력·신입직원을 채용해 빈자리를 메우며 성과 보상 시스템을 밀어붙였다.

    새로 합류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에 따른 보상을 당연시 여기는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부동산·건설업·요식업·어린이집 등 제주시내 주요 대출 수요 업종을 정하고, 공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성장이 거듭되면서 본점 외에 지점 2곳을 추가로 개설했다. 6월에는 세 번째 지점이 문을 연다. 이호성 상무는 "직원 모두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노력에 따른 금전적 보상은 조직에 대한 충성으로 이어지면서 활기차고 역동적인 사내 문화가 정착됐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신협같이 작은 조직은 죽기 살기로 뛰는 수밖에 없다"며 "생산적인 스트레스가 없는 조직은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 속의 개구리' 신세가 된다. 소중한 돈을 맡겨준 조합원으로부터 월급을 받고 있는데, 직원이 그 정도 염치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